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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한국 생식의료의 전개과정에 대한 연구

2016년 10월 10일 03시 36분


 

초록 

한국 생식의료는 해방 이후 반세기만에 급속한 변화를 겪어 왔다. 합계출산율(TFR)은 1960년 도시 5.5, 농촌 7.2 수준에서 1990년 1.59로 저하되었고, 1970년 17.6%에 불과하던 시설분만비율은 1985년 75.3%로 증가하였다. 1960년대 이후 범국가적인 출산억제정책에 따라 자궁내장치, 정관·난관불임수술 등 반영구적 피임시술이 장려되던 사회적 분위기는, 2000년대 현재 인구감소를 걱정하며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보완책들을 시행하는 것으로 반전되었다. 여기에 198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된 의료보험제도로 인해 의료인의 의료업무는 행위별 수가로서 규정되며 국가의료비 관리 차원에서 포괄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짧은 시간 동안 급속한 변화를 겪어 온 한국 생식의료의 전개과정을 살펴보면서, 이 과정에서 나타난 의료공급자들의 역할 변화에 주목하여 한국 생식의료가 갖는 상대적인 특수성을 규명하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다. 이에 따라 제기하는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의 생식의료는 어떠한 양상으로 변화하였으며, 그 사회적 역할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둘째 한국 생식의료의 변화를 초래한 원인은 무엇이며, 내적 구성요소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상호작용하였는가? 셋째 한 세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일제강점기와 전쟁, 비약적인 경제개발기 등을 거쳐 온 한국 생식의료가 갖는 상대적인 특수성은 무엇이며, 이는 현재 사회학적으로 어떻게 조망되고 있는가? 

이를 위하여 개업주의 및 전달체계와 같은 한국 의료의 특성과 실용적 기술도입전략과 같은 한국 개발주의의 특성을 이론적 자원으로 하여, 한국 생식의료를 구성하는 세 측면으로서 국가정책적 측면, 의료시장적 측면, 의료기술적 측면을 선정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생식의료의 시기별 성격과 그 변화를 고찰하기 위한 분석틀을 설정하였다. 연구대상은 가족계획사업10개년계획이 확정된 1963년부터 시작되는 첫 번째 시기, 가족계획사업이 실질적으로 종료되고 의료보험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는 두 번째 시기, 그리고 불임전문병원이 생식의료를 독점하고 의료의 첨단산업화정책이 제도화된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는 세 번째 시기로 구분하였다. 연구 방법으로서는 가능한 문헌적 고찰과 심층 면접을 병행하였다. 

이상의 연구 결과 한국 생식의료는 소극적 정책보조 역할을 담당해오다가 급격한 시장경쟁구도를 거쳐 현재 산업개척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한국에 서구적 의료체계가 이식되었던 시기의 기원적 특성은 국가 주도성, 실용성, 상업성 등으로 정리된다. 전통적 의료인과 신규 의료인 사이 관계는 국가제도에 의해 강제적으로 구분되어 형성되었으며, 원리교육이 배제된 채 실용성에 기반을 둔 임상의료기술 수행만을 목적으로 재구성되었다. 이 기간 동안 국공립 의료기관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그마저도 일본인의사들에 의해 선점되었기 때문에, 신규로 배출된 의사들은 직접 자신이 병·의원을 개업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의료공급체계의 이러한 기원적 특성은 개업주의와 임상화된 의학대학원 교육체계 등으로 지금까지도 여전히 한국 사회 의료체계의 ‘첫 단추’로서 작동하고 있다. 

첫 번째 시기에 한국 정부는 의료의 공공재적 성격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료체계에 직접 개입하려 하지 않았지만, 경제개발5개년계획에 수반된 출산억제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자원들을 동원하였다. 군사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이 시기 의료인력·의료시설·의료지식기술 등의 성격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였는데, 정책에 참여하는 의료인들의 방식은 직종별로 상이하게 이루어졌다. 임상의사들은 자신의 병·의원 내에서 진료를 수행하는 것으로 정책을 보조할 수 있었고, 무의촌 지역 시술이나 시술 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끌어오는 업무는 간호보조원 등 주변의료인에게 맡겨졌다. 이 기간 동안 사회보험정책 등 특별한 의료비 규제가 없었기&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