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0일 03시 33분
초록
새만금개발은 1991년 시작하여 2006년 4월 외곽방조제 공사가 완료되기까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였을 뿐 아니라 2006년 12월 까지도 개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하여 여전히 논쟁중이다. 본 논문은 새만금개발의 사회적 갈등구조, 지역발전담론, 그리고 그 변화와 양자의 관계를 분석한 단일사례연구이다. 사회적 갈등구조를 분석하기 위하여 지역적 범위나 사회적 영역에 상관없이 갈등 참여자들이 신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형성한 사회세력을 개발연합, 반대연합, 대안세력으로 규정하였다. 사회세력간의 관계와 그들에 의하여 생산된 담론간의 경합이 새만금개발의 경과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 옹호연합모형(Advocacy Coalition Framework)을 변형하였다. 지역발전담론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서 지역발전담론을 지역의 측면과 발전의 측면으로 나누었다. 발전담론은 동원되는 자원의 내부/외부, 발전방향의 경제중심/사회문화중심, 발전방식의 수직/수평, 환경이념의 개발주의/문제해결/지속가능성/녹색근본주의 네 요소로 나누고, 요소간의 결합방식에 따라 지역발전담론을 유형화하였다.
새만금개발이 진행되는 물리적 공간일 뿐 아니라 갈등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라북도는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저발전지역이다. 저발전 상황은 지역 주민들에게 강한 발전에 대한 열망을 갖게 하고, 지역발전담론이 지역주민들을 통합하고 사회적, 환경적 문제들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봉쇄하는 이데올로기로 기능하는 토양이 되고 있다. 지역의 개발관련 권력은 전북도청을 정점으로 한 각급 지자체, 상공업자, 언론, 그리고 개발지향적 사회단체로 구성된 전북지역 개발연합에게 있다. 이들은 새만금개발을 통한 지역발전이라는 명시적인 이해뿐 아니라 대규모의 간척을 포함한 일련의 토목건설 과정 그 자체에 깊은 이해관계를 지닌 토건복합체이다. 지역공론장은 개발연합에 의하여 사유화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아래로부터 전달하고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으로 기능하기보다는 개발연합의 담론이 일방적으로 관철되었다.
새만금개발이 정부내부의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개발반대연합의 반대에 직면하여 수차례에 걸친 개발의 중단과 재개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것은 전북지역의 정치적 지지를 동원하고자 하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새만금개발의 물리적 변형과 관련된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이다. 갈등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은 경제적 타당성, 호수의 오염가능성, 농지와 비교한 갯벌의 가치, 갯벌-해양생태계의 변화, 개발의 내용, 지역발전의 기여여부, 해수유통 등이다. 대부분의 쟁점은 환경운동단체를 포함한 반대연합에 의해서 제기되었고, 개발연합은 이에 대응하는 형태였다. 모든 쟁점이 전시기에 등장하거나 똑같은 중요성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가장 먼저 제기되었을 뿐 아니라 농업용지나 복합 산업단지조성이라는 개발의 실질적인 가능성의 판단기준으로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과 조성될 새만금호의 오염가능성이다. 제기된 쟁점을 발전담론과의 관계에서 보면 발전의 방식, 방향, 환경이념이 주를 이루었고, 자원동원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갈등참여자들은 환경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참여자들과 사회세력을 형성하였다. 환경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새만금개발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정에서 형성된 사회세력은 개발연합-반대연합-대안세력이다. 공사의 중단과 재개는 사회적 세력관계의 함수이다. 정치적 환경, 정부의 발전정책, 전북의 정치경제적 상황, 그리고 국민의식을 포함한 사회적 지형과 새만금 생태계의 변화나 시화호의 오염과 같은 환경사건은 사회세력에게 때로는 제약으로 또 때로는 자원으로 작동하였다. 사회적 갈등구조는 반대연합의 결성으로 인한 대립구조의 형성(1991-1998), 개발연합과 반대연합의 갈등의 양극화(1999-2001), 양극구조의 완화와 대안론의 등장(2002-2006)으로 나눌 수 있다. 반대연합의 형성, 개발연합의 강화, 그리고 대안세력의 등장이 각 시기의 사회적 갈등구조를 결정짓는 핵심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