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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논문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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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미셸 푸코의 고고학적 방법과 비판적 지식의 가능성-

2016년 10월 07일 11시 11분


초록

이 연구는 비판적 지식의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역사적으로 ‘비판’은 ‘위기’에 대한 이론적?실천적 개입으로서 등장하였는데, 현재는 이러한 비판의 가능성이 회의에 부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판적 지식의 위기는 두 차원의 중첩으로 나타난다. 지식의 비판성이 소멸되는 것이 그 첫 번째이고, 지식 자체의 불가능성이 그것의 또 다른 차원이다. 이러한 비판의 위기는 근대사회에 대하여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개입을 수행해왔던 사회학의 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는 비판적 지식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최근에 운위되는 사회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직결되는 것임을 의미한다. 비판적 지식의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목표 하에 나는 이 논문에서 미셸 푸코의 고고학을 검토하였다. 
 푸코의 고고학은 여타의 학문이 추구하는 지식획득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고학은 그러한 지식의 가능성의 조건을 자신의 탐구 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 조건은 언어를 통해 구현될 수 없는 차원에 속한다. 푸코가 역사적 선험, 에피스테메 등 언어 이전의 차원을 고고학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그가 근대의 언어와 지식에 대한 회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에 근대의 지식과 언어는 사물의 전체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기에 언어 속에서 그것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었다. 대신에 그는 언어 바깥에서 담론이 형성되는 특정한 내적 규칙을 탐구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지식의 가능성의 조건을 탐구하기 위해서 고고학은 서양의 학문적 전통으로부터 모종의 방법론적 전환을 감행해야 했다. 우선, 고고학은 전통적인 인식론의 역사에서 특권적인 지위를 차지했던 주체의 개념을 폐기한다. 또한 고고학은 기존의 사상이나 지식의 내용을 이해하고 그것의 본래적인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는 전통적인 사상사나 해석학의 시도를 거부한다. 마지막으로 고고학은 연속성과 인과성을 상정했던 전통적 역사학의 관점을 포기하고, 담론 영역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단절과 불연속을 그대로 기술하고자 하였다. 푸코는 고고학의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정당화하려 하지 않았으며, 근대 학문의 방법론적 문제제기에 얽매이지 않았다. 
 푸코의 고고학은 비판 기획으로서의 성격과 의도를 명확히 가지고 있었다. 푸코에게 있어 비판이란 에토스로서의 현대성을 분석하고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였다. 특히 고고학에서는 인간이 인간 자신에 대한 지식의 주체로 형성되는 방식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비판의 기획을 위하여 고고학은 독특한 전략을 보유하고 있었다. 첫째, 고고학은 전통적인 비판이론과는 달리 비판을 위한 규범적 토대를 설정하지 않는다. 둘째, 고고학은 대상에 대한 앎이 아니라 사물을 대상으로 구성해내는 담론에 대한 탐구를 수행하는 담론이다. 마지막으로 고고학은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라고 여겨지던 것을 비판함으로써 실천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푸코의 고고학은 우리의 앎을 기형적으로 만들고 왜곡된 인간의 모습을 잉태한 서구 근대 합리성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이로부터 벗어날 것을 촉구함으로써 비판적 함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