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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가족주의적 재생산과 '자본주의 다양성'론-

2016년 10월 07일 10시 41분


본 논문의 목적은 영미형으로의 전반적인 수렴 경향 하에서도 자본주의의 다양성이 유지되는 제도적 조건을 재생산의 측면에서 규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의 분석을 시도하였다.
첫째, 생산시장 규제 및 노동시장 규제의 정도에 따라 OECD 26개국을 생산의 측면에서 분류하고, 마찬가지로 가족주의적 재생산 관련 변수에 따라 동일한 국가들을 재생산의 측면에서 분류하였다. 본 논문에서 돌봄 노동을 중심으로 한 재생산의 부담을 가족에게 더 지우는 경향을 ‘가족주의적 재생산’으로 정의하였다. 그 후 각 국가들이 생산 및 재생산 영역 사이에서 제도적 상보성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즉 가족주의 재생산은 보다 높은 규제와 제도적 친화력을 보인다. 세계화가 본격화되는 1998년 이후 2003년, 2008년이 되면서 생산-재생산 영역간 상보성이 약화되어 가는데, 이 때 재생산 유형과는 다르게 생산 유형에 있어서 영미형에 근접한 국가들(이탈리아, 덴마크)에서 동 기간 경제적 성과가 더 낮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둘째, 이 과정에서 생산영역에서의 전반적인 영미화 수렴현상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유형을 유지한 국가들은 가족주의적 재생산 국가에 속하는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이었음을 보이고, 다양한 측면에서 재생산 가족주의 원리가 생산레짐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셋째, 이후 동일하게 가족주의적 재생산 국가로 분류된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생산 및 노동시장 규제에 있어서 상이한 변화를 겪게된 차이를 역사적의 맥락의 분석을 통해 살펴 보았다. 세계화가 강제하는 탈규제화의 논리에 대해 이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자본주의 발전모델을 유지하려 할 경우 국제적으로 국민경제의 도태가 우려되며, 탈규제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노동 및 재생산의 위기를 가져온다. 
이탈리아의 경우 03년 이후 특히 노동시장의 탈규제화를 도입하였고, 여성들이 대거 노동시장으로 진출하도록 압력을 받으면서 돌봄노동의 빈자리를 채우는 과제가 남게 되었다. 그러나 이미 재정적으로 위기에 처한 이탈리아 복지국가가 이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결국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의해 돌봄노동을 대체하게 된다. 이 때 저개발국으로 저임금으로 돌봄노동을 담당할 여성 이민 노동자가 필요하게 되며, 가족주의의 전통은 이민자들과의 갈등,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과의 갈등을 통해 결국 탈규제와 충돌하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스페인은 일찌감치 높은 임시직 비율을 보이고, 이민에 훨씬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상이한 역사적인 맥락으로 인해 이탈리아와 같은 갑작스런 탈규제화를 겪지 않고도 높은 여성 노동시장참가율을 보인다.
한국은 안정적인 가족주의적 재생산 양상을 보이면서도 생산 영역에서는 대륙 유럽형의 탈규제화 패턴을 보이는데, 재생산 위기에 대한 대처없이 생산시장 및 노동시장의 탈규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 우려스러운 바가 크다. 현재의 부모 세대가 손자들에 대한 돌봄 노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때문에 과도기적으로 재생산이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급격히 떨어지는 출산율 등을 볼 때 이미 한국 역시 재생산의 위기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최근의 다문화와 이민 담론은 재생산의 위기를 시장을 통해 타개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