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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법안투표행태에서 드러난 정치 네트워크 영향력 연구 : 대한민국 17대 국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2016년 10월 07일 10시 40분


초록

본 연구는 대한민국 17대 국회 회기 당시 네 차례에 걸쳐 표결된 ‘국군부대의이라크파견연장동의안’(이하 파병연장안)에서 드러난 국회의원의 투표행태를 이들 간의 정치 네트워크를 통하여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네트워크 변수의 설명력 변화를 통하여 기존 정치 네트워크 연구 분야에서 제시한 의사결정모델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기존 투표행태 연구는 정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이념성향 등을 주요 변수로 삼았으나 실제 국회 내 권력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관계’에 관한 시각이 부족하였다. 네트워크 이론을 통해 투표 연구를 진행한 기존연구는 자료의 한계로 인하여 정치적 환경과 역사적 맥락을 분석에서 탈각시키는 한계를 갖는다.

이와 같은 기존 연구의 단점을 본 연구는 특수한 자료를 통해 보완함으로써 17대 국회의 투표행태연구를 정치 네트워크적 관점에 기초하여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크게 세 가지 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져있다. 첫째는 17대 국회의원 전체의 친분 네트워크 자료이다. 둘째는 17대 국회의원 전수 이념성향 조사이다. 셋째는 사 년에 걸쳐 표결된 파병연장안 투표 결과이다. 파병연장안은 비교적 일정한 법안 내용과 논쟁구도와 60% 내외의 찬성률을 유지하였으며, 같은 의원(17대 국회)들에 의해 매년 비슷한 시기에 표결되었다는 특수성을 갖는다. 따라서 같은 이슈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을 시계열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치 네트워크 영향력 하에서의 선호형성과정을 추적 가능하게 하였다.

본 연구는 네트워크상에서 한 개인이 타인으로부터 받는 영향력의 크기를 네트워크 제약성 행렬 및 이전 투표성향을 통해 구체화하였다. 이 변수를 토대로 2004년에서 2006년, 2006년에서 2007년으로 시기를 나누어 각각의 투표 변화가 어떤 변수에 기인했는지를 관찰하였다. 분석 결과 2004년에서 2006년으로의 변화는 네트워크 영향력 변수를 통해 설명 가능하지만 2006년에서 2007년으로의 변화는 네트워크 변수가 무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국회 내 관계에 기반을 둔 권력관계 영향력의 유효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정치적, 역사적 맥락 아래에서 네트워크 분석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함의를 주고 있다. 정치 네트워크의 영향력은 이처럼 정치적 환경이 갖는 특성에 따라 변화가능한(contingent) 성격을 갖는다. 정치 네트워크 연구에 있어 행위자의 맥락의존성이 이처럼 제한적으로만 발현된다는 점은 주목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정치 네트워크의 속성을 기존 정치 네트워크 시뮬레이션 모델을 토대로 실제 자료를 통해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정치 네트워크가 갖는 특수한 성격을 발견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분석대상을 자료의 한계로 인하여 파병연장안으로만 연구대상을 한정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