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논문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대한 사례연구를 통하여 경제위기 이후 모듈 생산 도입으로 완성차업체에 구축된 통합적 유연생산방식이 완성차업체 정규직 노동조합의 성격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여 노동운동 연대성 위기의 원인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생산방식의 변화가 노동조합에 미친 영향을 완성차업체 기업 내부적 요소와 기업 외부적 요소로 분리하였다. 또한 생산방식 변화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응을 정규직 노동조합과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대응, 단체협약 수준의 노사관계와 작업장 수준의 노사관계에서의 대응, 기업 내부적 요소에 대한 대응과 기업 외부적 요소에 대한 대응으로 분리하였다. 노동조합의 성격은 두가지 차원에서 분류하였다. 첫 번째는 자본과의 관계에 대한 것으로 전투적과 협력적으로 분류하였다. 두 번째는 고용관계의 계층화와 관련된 비정규직에 대한 태도인데 정규직 노동조합의 비정규직 투입 인정의 공식성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노동조합 가입 불인정의 공식성에 따라 공식적 배제와 비공식적 배제로 분류하였다.

모듈 생산을 도입함으로써 현대자동차에 구축된 통합적 유연생산방식은 노동과정에 대해서는 ‘유연 표준화’를 지향하며 수량적 유연성과 외부화 전략을 추구한다. 즉 ‘표준화’라는 경직성을 유지하면서도 생산 과정의 변화와 조직간 관계를 통하여 유연성을 획득한다. 조직간 관계는 정보통신기술을 통하여 모듈업체의 생산과정을 완성차업체에 동기화시킴으로써 해결되는데 이는 ‘기술적 통제의 기업 외부로의 확장’이라고 부를 수 있다. 모듈업체 고용관계의 비정규직화는 모듈업체의 비용절감 전략이면서 동시에 동기생산방식에 대응하는 노동자 통제 전략이다. 생산방식의 변화가 노동조합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 내부적 요소는 첫째, 사업부간 물량이동을 쉽게 함으로써 시장 상황에 따라 모델별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고 둘째, 완성차 공장 내의 성인화를 촉진하여 완성차 공장 내 필요 인원이 줄었다는 것이다. 기업 외부적 요소는 모듈업체 고용의 비정규직화와 무노조화이다.

생산방식 변화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응으로 나타난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의 성격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본과의 관계에 있어서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의 성격은 전투적에서 협력적으로 변화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변화의 중요한 동인은 사업부별 비공식 교섭의 중요성의 증대와 그에 따른 사업부간 물량 경쟁이다. 사업부별 비공식 교섭의 중요성 증대와 사업부간의 경쟁에 의하여 협력적으로 변했다는데서 협력의 성격을 ‘노동조합 내 하위집단 간 경쟁에 의한 생산량 담합’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둘째, 비정규직과의 관계에 있어서 비공식적 배제에서 공식적 배제로 변화하는데 이런 변화의 주요한 동인은 수량적 유연성을 추구하는 생산방식이 구축되면서 생겨난 정규직의 대체가능성에 대하여 동원력 독점에 기반한 대표성 독점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와 같은 공식적 배제의 성격은 ‘대체 가능성에 대한 대표성 독점’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