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07일 10시 32분
초록
본 논문은 지금까지 사회학적 관심이 크게 주어지지 않았던 한국의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이들의 계층의식을 탐색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직업군인의 경우도 사회적 위계의 어느 곳에 위치되어 있음이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경제활동 인구조사나 직종별 임금실태 조사 등 고용과 관련된 각종 기초자료에서 군은 항상 누락되어왔었고, 그 결과 지금까지 직업군인에 대한 세부적인 직업분류 및 이를 바탕으로 계급/계층분류를 시도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이와 같은 연구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의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이들의 계층적 위상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를 수행함에 있어서 이러한 시도가 단순히 어떤 객관적 기준에 따라 이들의 계층구분을 하고 계층구조를 파악하는 데 그친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동일한 객관적 위치에 처해있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심리적으로 동일시하는 계층의 범주에 따라 사회적 태도와 성향을 달리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노력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객관적 기준에 따른 계층파악과 더불어 사회계층구조와 계층주체행위를 매개하는 연결고리라고 할 수 있는 계층의식에 대한 고려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한국 직업군인의 계층을 파악함에 있어서 이들의 객관적 기준에 따른 계층구분과 함께 이들의 계층의식을 파악하고 이들간의 관계를 계층의식 결정요인이라는 매개변인에 대한 고찰을 통해 살펴보는데 중점을 두고 이를 탐색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절차를 수행하였다. 우선 계층의식이 경제?구조적 논리에 따라 자동적?필연적으로 전개되기보다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으며 따라서 사회 환경의 변화는 계층의식 결정요인의 인과메커니즘에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계층의식 역시 변화할 수 있다는 이론적 전제 하에, 먼저 한국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기존 연구들에서 주로 사용된 객관적 지위요소인 ‘소득’, ‘교육수준’, ‘직업’ 등을 통해 나타나는 이들의 객관적 지위를 파악한 뒤, 이를 바탕으로 직업군인과 비슷한 객관적 지위에 있으면서 서로 다른 집단인 일반인을 비교집단으로 선정하여 이들과 직업군인의 계층의식에 대해 종단 및 횡단분석을 동시에 적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각 집단의 계층의식 결정요인을 알아보기 위한 절차를 수행하였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이러한 결정요인과 1990년대와 2000년대라는 시계열적 흐름 속에서 직업군인의 계층의식 변화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탐색하기 위한 비교?분석절차를 수행함으로써 큰 틀에서 한국 직업군인의 계층의식과 결정요인의 인과메커니즘을 고찰하는 과정을 수행하였다.
본 논문의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직업군인의 객관적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기 위한 기준을 설정하여 이들의 객관적 지위를 살펴본 결과, 장교단 전체는 ‘중상층’에 해당하였으며, 하위범주별로는 위관급장교의 경우 ‘중하층’, 영관급장교의 경우는 소?중령급 장교는 ‘중상층’, 대령급 장교는 ‘상하층’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둘째, 직업군인의 계층의식을 이들의 객관적 지위와 비교한 결과 둘 사이에 다소 부조응이 있었다. 이에 만약 비슷한 객관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두 집단의 계층의식 구조를 비교했을 경우 두 집단의 계층의식 구조가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야 할 것이라는 개념아래 직업군인과 이들과 비슷한 객관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일반인을 비교집단으로 하여 1990년대와 2000년대라는 시계열적 흐름 속에서 비교한 결과 두 집단사이에 계층의식 구조에 있어서 차이가 존재하였다. 우선 1990년대의 경우는 일반인이 장교단에 비해 ‘중상층’귀속비율이 훨씬 높고 ‘중하층’귀속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앞서 장교단 전체의 객관적 지위가 ‘중상층’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이시기에 일반인들은 비교적 자신의 객관적 지위와 계층의식이 조응하고 있는 반면 장교단의 경우는 자신의 객관적 지위에 비해 스스로를 과소평가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결과였다. 반면, 2000년대 경우를 보면 ‘중간층’귀속비율에 있어서 1990년대와는 다르게 일반인에 비해 장교단의 ‘중상층’귀속비율이 높고 ‘중하층’귀속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앞서 1990년대는 객관적지위에 비해 장교단이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부조응현상이 있었다면, 2000년대의 경우는 이와 반대로 객관적지위에 비해 일반인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부조응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주로 위관급장교들의 스스로에 대한 과대평가 경향과 영관급장교와 같은 객관적지위에 있는 일반인들의 과소평가 경향이 맞물려 일어난 현상임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직업군인과 일반인 사이에 계층의식 구조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보다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각 집단의 계층의식 결정요인을 분석해본 결과 계층의식 결정요인에 있어서 장교단의 경우는 ‘소득’, ‘소득만족도’와 같은 경제적인 변수, ‘본인학력’과 같은 교육변수, ‘직업만족도’, ‘직업을 통한 사회이동가능성’등의 직업관련 변수 등 이 세 가지 유형의 변수가 모두 결정요인으로 작용하였으나 그 중에서도 직업관련 변수가 가장 유의미한 요인으로 작용하였고 하위범주별로는 영관급장교의 경우는 ‘월 가구소득’이라는 경제적변수가, 위관급장교의 경우는 ‘교육수준’이라는 교육관련 변수가 각각 직업 관련변수와 더불어 유의미한 결정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반면 일반인의 경우는 ‘소득’, ‘소득만족도’와 같은 경제적인 변수가 가장 주요한 결정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직업관련 변수로서 ‘직장 내 직위’가 작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 즉 이로부터 계층의식 형성에 있어서 장교단의 경우는 직업관련 변수(동기적 측면의 직업만족도)의 영향이 크고, 일반인의 경우는 경제적 변수의 영향이 크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두 집단간 계층의식 결정요인의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 이는 상대적으로 공조직주의가 강한 직업군인과 직업주의가 강한 일반인간에 존재하는 각 집단이 갖는 고유한 특성에서 비롯된 문화나 성향의 차이가 계층의식 결정요인의 차이로 나타난 것일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이러한 가능성을 토대로 각 집단의 계층의식 결정요인이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시계열적 흐름 속에서 각 집단의 계층의식 구조의 변동양상을 설명할 수 있는 매개변수로 작용하는지를 검증해본 결과, 일반인의 경우는 기간 중 다양한 사회?경제적 변화 중에서 IMF외환위기라는 독립변수가 경제적 요인이라는 일반인의 계층의식 결정요인을 매개로하여 계층의식의 변화라는 결과를 주도하였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직업군인의 경우는 이들의 특징이 공조직주의에서 직업주의로 점차 변화해가고 있음을 고려하여 공조직적 특징인 직업만족도(동기요인)와 직업주의적 특징인 경제적요인(위생요인) 모두를 고려한 결과, 기간 중 다양한 사회?경제적 변화 중에서 대군신뢰도의 변화라는 독립변수가 직업만족도라는 직업군인의 계층의식 결정요인을 매개로하여 계층의식의 변화를 야기하면서 동시에 일반인의 경우처럼 IMF외환위기 이후 경제적 요인의 변화가 매개변수로 작용하여 이들의 계층의식 변화에 작용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이상의 발견들을 통해 계층의식과 결정요인의 인과메커니즘에 있어서 일반인들이 주로 경제적 요인에 무게중심이 있다고 한다면, 한국의 직업군인의 경우는 점차 경제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겠지만 아직까지 한국군의 현실에서는 경제적 요인과 직업적 요인(동기적 측면의 직업만족도)에 대한 고려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