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07일 10시 32분
초록
이 논문은 양적·질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청소년의 비행행위를 법의식과 함께 사회계층적인 측면에서 고찰하고자 하였다. 사회계층과 관련된 청소년의 비행행위에 관한 연구는 크게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과 반대로 (약하게나마)부의 관계가 있다는 입장으로 나누어졌다. 이러한 논의들은 사회계층과 청소년 비행에 관하여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방법론에 대한 논의로까지 나아갔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서울시 두 지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사회계층에 따른 법의식 및 비행행위에 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자기 기입식 설문자료와 공식 통계자료를 통하여 사회계층과 청소년 비행과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였다.
조사대상은 강남구 중학생과 강북구 중학생으로 하였다. 각 구(區)를 지역과 인구에 따라 나눈 후 각 구에서 2개 중학교를 선정하여, 각 학년 당 두 학급을 대상으로 총 4개 학교 8개 학급에서 자기 기입식 설문 자료를 수집하였다. 사회계층과 관련된 중요 변수로는 아버지의 직업, 어머니의 직업 유무, 부모의 학력, 경제력 등을 사용하였으며, 실제 분석에서는 가정폭력 발생빈도와, 친부모 여부, 성별, 학생의 주관적 지위 등도 함께 사용하여, 청소년의 비행행위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비행행위는 얻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요인분석을 통해 성비행, 지위비행, 재산비행, 약물비행, 폭력비행으로 범주화 하였다. 또한 법의식은 법의식과 관련된 일반적인 논의를 따라 법적 현실에 대한 관념이나 정서로서 법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러한 입장은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감정적, 정서적, 평가적 반응 및 이에 기초한 행위적 지향성으로 구성된 심리 복합물로서 현실적인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기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청소년 비행과 관련된 여러 이론적 논의와 선행 연구를 검토하고 자기 기입식 설문 자료와 검찰청 등의 여러 공식 통계자료를 통해 이를 본 연구의 가설을 입증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기초로 상관관계분석, t-test, 회귀분석, 로지스틱 회귀분석 등 일련의 분석을 수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사회계층과 법의식 간 관계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도출해내기 힘들다. 우선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경제력은 법의 성격에 대한 견해, 법의 적용에 대한 견해, 준법 태도 모두와 매우 밀접한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구성한 법의식 역시 부모의 학력 수준과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강남구의 경우 오히려 법의 적용에 대한 견해, 법의식에 있어서는 아버지의 직업수준과 부(-)의 관계를 보이고 있다. 회귀분석의 결과를 살펴보면, 부모의 학력 수준과 정(+)의 관계를 보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아버지의 직업수준과는 부(-)의 관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사회계층과 법의식 간 관계에 대해 명확히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
또한 사회계층적 요인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학생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자신의 지위가 높을수록 법의 성격에 대한 견해, 법의 적용에 대한 견해, 법의식 모두 높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둘째, 사회계층적 요인과 비행행위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 역시 대체로 학생의 사회계층적 지위가 높을수록 비행행위가 덜 발생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선 대검찰청의 범죄 분석 등 공식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사회계층과 아주 강한 부(-)의 관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비행행위와 사회계층적 요인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아버지의 직업, 부모의 학력, 경제력, 친부모 여부 등과 관련하여 일관되게 부(-)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로지스틱 회귀분석의 결과를 살펴보면, 그 명확성은 다소 옅어지기는 하지만 부모의 학력 수준, 경제력 등과 유의미한 부(-)의 관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사회계층적 요인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가정폭력 발생빈도는 거의 모든 비행과 관련하여 유의미한 정(+)의 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성별과 학년도 청소년의 비행행위를 설명함에 있어, 매우 유의미한 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비행행위에 대한 태도는 어머니의 직업 유무, 부모의 학력 수준, 아버지의 직업, 경제력 등과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대체로 사회계층이 높을수록 비행행위의 원인을 개인적인 측면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으며, 비행행위에 대한 엄격하며 비관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비행행위의 해결에 대해서는 처벌과 제재보다는 사랑과 관심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넷째, 법의식과 비행행위 간에는 매우 강한 부(-)의 관계를 보이고 있다. 즉 법의식이 낮을수록 비행행위를 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일반적인 인식을 다시 한번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본 연구의 주장은 차별적 접촉이론과 비행행위 하위문화론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사회계층에 따른 법의식 및 비행행위는 분명 부(-)의 관계에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물론 자기 기입식 설문 자료를 통하여 살펴본 결과는 사회계층과 청소년 비행과의 관계를 아주 명확하게 보여주지는 않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사회계층과 청소년 비행 간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공식 통계자료, 경험적 연구 자료 등을 통해 사회계층과 청소년 비행 간에는 부(-)의 관계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매개변수로서의 법의식 역시 비행행위를 설명하는 유의미한 변수라 볼 수 있다.
다만, 본 연구는 서울시의 특정 지역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 조사 대상이 중학생이어서 사회계층적 요인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 제한을 받았다는 점, 비행 청소년에 대한 질적 연구 방법이 병행되지 못했다는 점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계층과 청소년 비행 간의 관계에 대한 여러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는 점과 두 지역을 대상으로 하여 연구의 타당성을 높인 점, 법의식과 비행행위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는 점 등의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지적한 본 연구의 미비점을 보완한다면 사회계층적인 입장에서 청소년 비행의 원인 발견과 더불어 이를 토대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