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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한국 맞벌이 남성과 여성의 주관적 계층의식-

2016년 10월 07일 10시 31분


초록

1990년대 후반까지 한국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의 지속적인 증가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여성을 고려한 계층연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계층의식 결정에 있어 기혼여성의 일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제시하였다. 하지만 2000년도 이후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특히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의 증가 폭의 둔화와 최근의 노동시장의 유연화 증가로 인한 수직적 성분리 현상의 심화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한국에서의 여성의 일은 서구의 여러 연구들의 결과에서 지적하는 맥락과는 다를 수 있다. 또한 계층의식점수에서 남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하여 두 집단에게 작용하는 계층의식 결정요인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한국사회의 노동시장 내에서나 구조적 위치에서의 남녀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현재 한국 기혼 남성들과 여성들의 주관적 계층의식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결정요인들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들은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였고, 특히 여성이 속한 사회적 위치를 고려한 분석은 풍부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주관적 계층의식 형성과 관련하여 서구의 연구들은 데이비스와 로빈슨(Davis and Robinson, 1998)이 제시한 공유가설, 독립가설, 차용가설에 따라 세 가설로 정리할 수 있다. 계층의식 형성과정에 관한 연구는 계층분석단위에 대한 함의도 갖고 있는데, 독립가설에 따르면 계층분석의 단위는 개인이 되며 공유가설이나 차용가설에 따르면 가구(가족)가 된다. 국내의 연구에서는 많은 경우 성을 구별하지 않고 이루어졌으며, 계층의식 결정요인으로 소득, 직업, 교육수준 등이 중요하다고 밝혀졌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선행연구 검토를 통하여 한국 맞벌이 남성과 여성들의 주관적 계층의식 형성과정은 어느 가설에 부합하는지, 또 각각에게 어떠한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해 보았다.

  미국의 GSS를 모델로 삼아 2003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한국종합사회조사(KGSS)의 2004년과 2005년 자료 중 맞벌이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주관적 계층의식과 기존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교육, 소득, 직업 변수와의 각각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남녀 모두에게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또한 주관적 계층의식과 연령 간의 관계도 살펴보았는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주관적 계층의식이 떨어짐을 알 수 있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는 감소의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연령과의 관계는 다른 변수들을 통제했을 때는 그 영향력이 사라졌다.

  다음으로는 주관적 계층의식과의 각 관계를 살펴본 변수들을 모두 투입한 회귀분석을 통하여 상대적 영향력을 알아보았다. 맞벌이 부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있어 배우자의 직종은 다른 요인들을 통제했을 때, 본인의 주관적 계층의식 결정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는 요인이 아니었다. 직종에 대한 남녀의 차이는 본인의 직종이 갖는 의미로 나타났는데, 남성은 종사하는 직업에 따라 주관적 계층의식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 반면, 여성은 본인이 종사하는 직종에 따른 주관적 계층의식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남성과는 다르게 여성에게 주관적 계층의식 형성에 유의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밝혀진 것은 교육수준이다.

  소득의 경우에는 맞벌이 부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서 본인의 소득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소득이 높을수록 자신의 주관적 계층의식을 높게 생각하는 결정요인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본인의 소득보다 배우자의 소득이 좀 더 영향력의 정도가 큰 반면, 남성은 본인의 소득이 배우자의 소득이 주는 영향보다 더 커 배우자 소득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기혼 취업남녀의 주관적 계층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의 상대적 중요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들은 기혼 취업남녀 모두에게 소득, 교육, 직종 등 세 변수가 모두 주관적 계층의식을 형성함에 있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이야기 하였다. 하지만 이 연구를 통하여 소득은 공통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변수인 것을 제외하고는 맞벌이 남성과 여성은 차이를 보였다. 여성에게는 남성에게서 유의하게 나타난 직종의 효과가, 반대로 남성에게는 여성에게서 유의하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교육수준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외국의 선행연구들이 계층의식 형성과정에 대한 가설과 같이 맞벌이 남녀 모두의 직업적 특성을 강조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는 맞벌이 여성들에게 있어 본인과 배우자의 직업적 특성은 가구소득이나 본인의 교육수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작다.

  맞벌이 여성에게 계층의식 결정에 있어 본인 직업의 상대적 중요성이 작은 이유 중 하나는 취업의 불연속성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결혼이나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취업의 단절을 경험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노동력에 들어가고 나가는 일이 남성보다 빈번한데, 노동시장에 다시 들어설 때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교육이다. 여성에게 있어 교육은 미래의 계급 지위의 잠재력을 가진 지표로써 기능할 수 있다. 현재 직업의 취업 연속성이 불투명한 상태인 여성의 경우는 그녀가 종사하고 있는 직종보다 일을 그만둔다 하더라도 나중에 자신의 교육수준으로 인해서 접근할 수 있는 직종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교육수준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 예측해볼 수 있다.

  주관적 계층의식 결정요인에 대한 회귀분석을 통해서 제시할 수 있는 함의는 계층분석단위에 대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계층의식 형성과정을 데이비스와 로빈슨(Davis and Robinson, 1988)이 개념화한 계층의식 형성과정 모델로 설명하면 한국의 맞벌이 남성에게는 독립모델이, 맞벌이 여성에게는 공유모델이 그들의 계층의식 형성에 적합한 모델로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유추할 수 있는 계층분석의 단위로는 가구소득이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아 개인보다는 가구가 적당할 것이라고 판단되는데, 이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일’과 관련하여서는 기존 연구들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본인과 배우자의 주관적 계층의식을 형성하는데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하지만 분석결과 취업주부와 전업주부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남성의 경우에는 배우자가 전업주부인 사람이 주관적 계층의식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회귀분석에서도 본인의 직종이 교육이나 소득 등과 같은 다른 변수들을 통제할 때, 유의한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여성의 일이 갖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취업여성들은 동일한 직종의 남성들보다 임금도 적고, 승진 등과 같은 기회에 있어서도 제약을 받기 때문에 본인의 직업에 대한 상대적 중요성이 약한 것으로 분석가능하다.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한 여러 가지 변수들이나 출산이나 어린자녀의 유무와 같은 생애주기관련 변수들을 함께 고려하여 분석을 한다면 맞벌이 여성의 주관적 계층의식 형성과정과 그 형성에 있어 어떠한 요인이 왜 중요하게 작용하고 그렇지 않은지를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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