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당사자들의 체험에 머물지 않고 대중매체의 이미지와 영상을 통해 ‘집합적 트라우마’로 체험되었을 때, 시각예술가들은 참사를 어떻게 의미화하고 있으며, 어떠한 애도를 전개해나가고 있는가?” 이 연구는 이와 같은 질문에서 출발하여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시각예술가들은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경험하였으며, 사건을 어떻게 의미화하고 있는지, 세월호 참사를 다루고 있는 시각예술작품들은 어떠한 구조적, 역사적 맥락 위에 놓여있으며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재현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추적하였다. 제 2 장은 본격적인 질문에 답을 찾아가기 이전에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가 겪어온 일련의 “트라우마 과정”에서 시각예술가들이 어떠한 맥락에 놓여있었고, 전반적으로 어떠한 활동들을 해나갔는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발생과 함께 생중계되어 트라우마적 참사로서 정의되고 경험되었으나, 세월호 참사가 지닌 의미와 상징에 대한 합의는 결여되어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가들은 언론인, 의료인 등의 다른 ‘수행집단’들과 달리 참사에 대한 개인적, 내면적 체험에 초점을 맞추나 동시에 작품을 통해 예술가의 개인적 표현이 아닌 구조적, 사회적 차원의 감정과 의미들을 담지하게 된다는 특성을 가진 집단이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초기 예술가들은 개별의 예술가적 정체성을 부각시키기보단 사회구성원으로서 당위성을 지니고 애도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광장, 거리에서 예술활동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거리에서의 작품활동이 점차적으로 미술관과 갤러리 등 예술영역의 전통적인 틀 안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세월호 참사가 어떻게 ‘사회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 즉 ‘세월호 참사를 마주한 예술은 참사와 죽음에 어떠한 의미와 상징을 부여해야하며, 예술가 더 나아가 공동체 구성원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였다. 제 3 장에서는 특정 사건이 행위자에 의해 의미화, 상징화되고 트라우마로 규정된다는 알렉산더의 문화화용론에 근거를 두고 세월호 참사 이후 행위자들의 발화들을 살펴보았으며, 이는 첫 번째 하위 질문 “시각예술가들은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경험하였으며, 참사를 어떻게 의미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심층면담을 통해 살펴본 결과 본고에서 다루는 예술가들은 모두 세월호 참사를 ‘사회적인 사건,’ ‘사회적인 죽음’으로 체험하고 있었는데, 본인이 초점을 맞추고 있던 ‘감정양식’에 따라 세월호 참사를 각기 다른 감정(슬픔, 분노, 공포)을 중심으로 다르게 체험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미와 상상, 서사를 바탕으로 사건과 죽음의 사회성을 체험하는지가 달라졌다. 제 4 장에서는 알렉산더의 도상론을 바탕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시각예술작품 및 보도이미지를 세월호 참사의 도상으로 보고, 그 이면에 놓인 심층적 의미들을 짚어보았다. 이는 구체적으로 두 번째 하위 질문 “세월호 참사를 다루고 있는 시각예술작품들은 어떠한 구조적, 역사적 맥락에 놓여있으며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재현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시각예술작품은 역사적으로 축적되어온 다양한 감정구조 위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도이미지가 담지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심층의미들을 표현적으로 드러내거나 더욱 심화시키는 ‘실천적’이미지였다. 본고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도이미지와 함께 보도이미지와 동일한 형태소(바다와 배, 유족과 희생자)를 담고 있는 시각예술작품들을 살펴보았으며, 이를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미지들이 그 표면적 재현을 넘어 앞서 살펴본 역사적 감정양식과 함께 세월호 참사에 대한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담고 있는 “도상”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제 5 장에서는 2-4장의 서술과 두 가지 하위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하며, “세월호 참사가 당사자들의 체험에 머물지 않고 대중매체의 이미지와 영상을 통해 ‘집합적 트라우마’로 체험되었을 때, 시각예술가들은 참사를 어떻게 의미화하고 있으며, 어떠한 애도를 전개해나가고 있는가?”라는 연구질문에 대한 답을 도출하였다. 시각예술가들은 개인적, 내면적 방식으로 사건을 체험하고 의미화하여 표현해나갔으나, 이는 역사적으로 축적된 감정구조에 근거한 것이었기에 시각예술작품들은 ‘도상적 힘’을 가지고 구조적, 역사적 맥락위에서 한국사회가 참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죽음을 어떻게 애도해야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들을 드러내고 펼쳐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