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산업사회에 들어서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의 증가, 핵가족화, 저출산과 빠른 인구고령화 등 급격한 가족사회환경의 변화로 가족 내에서 주요하게 기혼여성에 의해 수행되어 오던 아동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한 돌봄의 공백을 야기하여 비공식적으로 남아있던 돌봄노동분야로 가족 외 타 여성이 대체인력으로서 진출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대체인력은 주로 고위직에 진출하지 못한 그룹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글로벌 시대에 이주여성노동자가 급증함에 따라 비공식부문에서 특히 조선족을 비롯한 재외동포 노동자들이 돌봄서비스의 주요공급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본 연구는 사적이고 비공식적인 영역에서 돌봄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조선족 입주돌봄노동자 10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여 그들이 노동과정에서 경험했던 심리적·정서적 어려움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감정관리 및 대응방식을 고찰하였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의 목적은 돌봄노동자의 스트레스를 경감하고 직무소진을 예방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자들이 노동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강도 높은 만성적 스트레스는 직무소진에 이르게 하고 이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고도로 통제된 사생활,‘가정’이라는 사적인 노동환경이 초래한 역할갈등과 모호성, 사회적으로 저평가된 일자리로부터 지각하게 되는 사회적 지위의 하향이동 등 돌봄노동의 성격과 일자리 특성에 따른 객관적 요소와 더불어 조선족 이주여성이라는 신분과 연결된 문화생활차이와 편견문제 등 주관적 요소도 포함되었다. 둘째, 노동자들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은 주로 가족, 친구들과의 여가생활을 즐기기, 다양한 감정관리방식을 통해 부정적 감정을 개인수준에서 내면화하기 그리고 자극적인 방식으로 상대방을 향해 분노를 분출하거나 차분한 대화방식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감정분출행위를 살펴볼 수 있었다. 셋째, 노동과정에서 돌봄이용자 및 가족구성원은 노동자들에게 스트레스를 가하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잠재적 자원이기도 하다. 돌봄노동자들에게 있어서 가정환경 내에서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의 존재는 스트레스의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돌봄관계의 지속을 전제로 구축된 권력의 상호성 또는 긍정적인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넷째, 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으로 가족과 노동자간 의사소통의 활성화, 이용자 및 가족구성원에 대한 사전교육, 안정적인 근무여건의 보장, 돌봄노동의 공식화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감독 방안 등을 제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