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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아시아·태평양 전쟁기 연합국의 일본군 ‘위안부’ 인식에 관한 연구

2017년 04월 03일 09시 21분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는 1990년 초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는 정부 및 군이 조직적으로 전쟁 당시 아시아 및 태평양 역에서 광범위하게 수많은 여성들을 강제로 위안부로 만들고 가혹한 성적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 책임있는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에 관하여 연합국은 아시아·태평양 전쟁 중 다양한 대일 정보 수집 부서를 창설하여 일본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맥락에서 인지하고 있었다. 그 중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언급이 등장하는 문서로 지금까지 발굴된 자료 중 가장 많은 양이 연합군번역통역부(ATIS), 네덜란드령 동인도 정보부(NEFIS)가 생산한 심문 보고서이다. 이 심문 보고서에서는 본군 위안부가 된 여성들의 인적 구성과 위안소의 지리적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의 동원식 및 위안소운영에 있어서 군의 조직적, 체계적 개입이 있었음을 인지했다. 특히 위안부에게 정기적으로 성병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여성들을 철저히 일본군을 위한 성적 대상으로 대했음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축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후 연합국에 의한 대일 전범재판에서 이 문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했다. 전후 처리에 대한 구상과 국제법적 조건들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하나의 잔학행위로서 책임자 및 실행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정치적 맥락에서 전후 냉전적 세계질서가 형성되면서 소련 세력에 대한 견제를 중시하였던 미국이 재판을 주도하게 되었다.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의 책임자에 대한 추궁은 배제되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결국 일본군 위안부제도는 식민지배 국가의 여성들에 대한 파편적인 사례만 다루어진 채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일본군 위안부를 제도적으로 운영한 책임자 및 실행자들은 이를 혐의로 하여 처벌받지 않았고, 일본군 위안부중에서 많은 여성이 식민지의 여성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례는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연합국은 분명 전쟁 중 포로들을 심문하여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운영과 실천의 양상을 알려주는 핵심적 요소들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였다. 그리고 전쟁 이전부터 이와 같은 행위는 정치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전쟁범죄로서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일 전범재판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문제들은 불처벌되고 말았다. 이러한 한계는 일본의 전후 책임의식으로 이어져 현재까지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를 제도적으로 운영한 책임과 식민지 여성들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원인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