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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 사회과학의 전문화와 대중화

2016년 10월 10일 04시 01분


본 연구는 사회과학에 대한 성찰적 연구의 일환으로서 한국 사회과학의 변동을 전문화와 대중화라는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사회과학의 전문화와 대중화 중 한쪽을 옹호하는 기존 연구들과 달리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어떤 사회적 조건의 변화가 2000년대 이후 사회과학의 전문화와 대중화 사이에 갈등을 증폭시켰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현상’으로서 전문화, 대중화와 ‘당위’로서의 전문화, 대중화를 구분하여 우선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역사적 현상으로서 전개된 사회과학의 전문화, 대중화 과정을 분석하였다. 또한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00년대 이후에 당위적인 차원에서 전문화와 대중화 갈등이 부각된 이유를 밝히고 향후 한국 사회과학의 지향점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한국의 사회과학은 근대계몽기에 잡지와 신문 등을 통해 서구의 사회과학 지식을 수용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일본의 식민 지배로 인하여 제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해방 후 3년의 미군정기를 거치면서 미국식 고등교육과 연구 체계의 기틀이 형성되었으며, 한국전쟁 이후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미국의 인적, 물적 지원 등에 힘입어 사회과학의 제도화가 급속도로 전개되었다. 대학마다 사회과학 분과학문별 학과가 설치되고 분과학문을 대표하는 전문 학회들이 설립되면서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형식적인 제도화가 거의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 제도에 사회과학 개념이 명확하게 도입된 것은 1970년대 중반 이후의 일이며, 오늘날에도 사회과학의 범주와 분류에는 모호한 면이 적지 않다.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성격이 제각각인 분과학문들과 다양한 지식들이 사회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묶이는 경향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과학 분과학문 중 대표적인 사례로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의 전문화, 대중화 현상을 관찰하였다.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을 대표하는 전문 학회는 한국경제학회, 한국정치학회, 한국사회학회인데,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설립되어 2000년대까지 비슷한 경로를 거치면서 발전했다. 전문적 지식과 대중적 지식의 구분은 대학 제도와 전문 학회 등을 통해 사회과학이 실질적으로 제도화되면서 가능해졌고, 더욱 직접적으로는 대학 제도와 전문 학회에서 아카데미즘을 명확하게 구현한 것과 연관된다. 전문 학회들은 여러 노력을 통해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을 분리시켰으며, 연구와 교육 모두에서 아카데미즘을 철저하게 추구하는 지향을 확립했다. 학회지들은 초기의 일반 잡지 같은 형태에서 벗어나서 연구논문의 요건과 동료 평가를 통한 게재 절차 등을 확정함으로써 전문 학술지의 정체성을 형성했다. 사회과학자들의 학술활동도 제도화 초기에는 신문, 잡지, 단행본 등에 넓게 퍼져 있었으나 점차 전문 학술지의 연구논문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이러한 현상을 ‘사회과학의 전문화’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데 1980년대에 정부의 정책에 따라 대학 제도가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전문직업인 학자들과 대학원생, 대학생들이 대학 외부에서 다양한 학술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 시기에 학술운동을 표방하는 여러 학술단체들이 상호 교류하면서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경계를 허물고 체제에 비판적인 학문을 추구하며 ‘비판적 인문사회과학’이라는 새로운 범주를 형성했다. 또한 대중사회로의 전환과 문화산업의 발달로 저널리즘 영역이 확대되면서 인문사회과학 지식이 대중에게 소통되는 경로가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저널리즘 영역에서 비판적 인문사회과학의 지식 생산과 유통이 활발해진 현상을 ‘사회과학의 대중화’라고 부를 수 있다. 한편 1980~90년대에는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이 융합하면서 ‘아카데믹 저널리즘’이라는 독특한 지향이 생겨났는데, 이는 당시 대학과 언론이 제대로 사회적 책임을 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등장한 대안적 가치이다. 

1995년 정부의 교육개혁 이후 대학 교육이 대중화를 넘어 보편화 단계에 들어서고 대학원 교육 역시 대중화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