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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920-30년대 신여성담론과 상징의 구성

2016년 10월 10일 03시 28분


초록 

 

이 연구는 1920-30년대 조선의 신여성담론에 나타난 신여성 범주의 의미와 그 상징적 형상을 식민주의적 정체성의 정치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신여성담론이 형성되는 식민지조선의 사회적 조건 및 담론장 구조가 신여성의 의미 형성에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그리고 서구/일본 근대에 대한 조선 지식인들의 태도와 반응이 신여성 범주의 구성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분석 자료는 <신여성>의 기사 전체와 <별건곤>의 여성관련 기사, 그리고 시각적 도상자료를 대상으로 하였다. 잡지기사에 대해서는 내용분석과 담론분석을 결합하였다. 내용분석은 기사의 종류와 글의 주제 및 필자를 분석범주로 하여, 그리고 담론분석은 의미론과 재현형식 분석을 중심으로 시도했다. 또한 신여성담론이 생산되는 담론장을 분석하기 위해 여성잡지와 <신여성>, <별건곤>의 출판 상황과 편집방향 및 편집 원리를 살펴보았고, 그 배경이 되는 조선의 담론장의 특성을 검토하였다. 

 

지금까지 신여성 연구는 근대성과 여성(주의)주체라는 문제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여성(주의)적 주체 형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식민주의 정치의 동학과 식민지체제의 조건, 그리고 신여성담론이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온 한편 방법론적 차원에서는 신여성에 대한 말과 표현들에 작용한 욕망의 투여를 면밀하게 해석하는 작업이 깊이 있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조선지식인들의 식민주의적 정체성과 그 동학이 신여성담론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신여성이 담론화된 양상과 신여성 범주의 의미를 밝히고자 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신여성담론이 형성되는 담론장의 조건과 그 구조와 관련하여, 첫째, 담론장의 중심 역할을 한 매체인 여성잡지와 종합잡지가 발행되는 정치, 경제적 조건과 발간의 정신은 여성담론의 양상을 만드는 데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 초까지 정치적 검열과 자본의 영세함, 그리고 필진의 부족이라는 일반적인 잡지출판계의 상황에서 <신여성>(과 그 기능적 연속체인 <별건곤>)의 지속적 발간은 신여성담론 자체를 만들고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문명개화의 계몽운동이라는 목적과 여성을 주요한 계몽 대상의 하나로 간주했던 잡지발간 주체의 지향은 이 잡지들이 검열을 피해 존속할 수 있었던 정치적 기반이기도 했다. 또한 정치적 독립과 계급투쟁의 담론이 억압된 상황에서 여성잡지와 종합지는 식민지 근대화의 온갖 사회의제들을 포함하였고, 일본을 통해 들어온 각종 지식과 사상 및 문화적 흐름을 소개하고 알려줌으로써 서구/일본의 당대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케 했다. 그리하여 신여성담론은 여성의 역할과 규범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서 여성으로 대표되는 후진적 조선의 민중을 계몽하고 ‘근대성’의 경험을 둘러싼 식민지사회의 정체성과 변화방향을 가늠하는 장으로 활용되었다 

 

둘째, 신여성담론장에서 논의를 주도한 이는 남성지식인이었다. 남성지식층의 주도성이란 여성의 참여가 없었음을 말하지는 않는다. 남성필진과 여성 필진은 구체적인 사안에서 이질적이고 갈등적이었지만 그렇다고 남성과 여성이 다른 이념적 지향을 드러냈다거나 여성들이 집합적인 대항의 목소리를 형성하고 있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신여성담론 생산의 중심이 남성이었다는 사실은 신여성담론의 성격과 양상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식민지조선의 신여성담론 속에서 신여성이라고 불리는 여성들은 현실과 무관하거나 과장된 모습이었고, 따라서 신여성 재현은 스테레오타입화 되었다. 

 

셋째, 신여성담론장에서 그 주요필진은 1920년대에 등장한 신지식층이었다.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전개한 잡지의 출간 주체와 필진은 1890년대 말에서 1900년대에 태어나 일본유학을 갔다 온 경험을 가진 사람이 다수를 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