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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기혼여성의 경력 연속성에 관한 연구: 90년대 이후를 중심으로-

2016년 10월 07일 10시 25분


초록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생애주기를 거치면서 경력의 불연속을 경험한다. 기존 연구들은 여성의 경력 불연속성이 특히 최근 고학력 여성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고학력 여성보다는 하층계층 및 저학력 여성들을 중심으로 경제적인 생업을 목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이 지금까지 주된 견해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일련의 변화들을 보면 위와 같은 주장에 반기를 들 수 밖에 없다. 1990년대 이후 늦은 혼인, 혼인율 및 출산율 저하, 계획임신, 무자녀 부부 증가, 맞벌이 부부의 등장 등과 같은 사회적인 변화들은 여성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들은 더 이상 결혼과 출산을 당위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자신의 여건과 상황에 따라 선택하고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 변화는 곧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고학력 여성들에게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 논문은 1990년대 이후 여성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후에도 자신의 경력을 갖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이다. 여성들에게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생애주기와는 독립적으로 경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이 여성들에게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정말 그러한가? 1990년대 이후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여성의 경력연속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실증적 검토는 실제로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본 논문은 저출산 및 비혼여성 증가 등과 같은 사회적인 변화와 관련하여 여성의 경력유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1990년대 이후 고학력 여성들은 이전 여성들과 다르게 결혼과 출산 후에도 경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혼인을 늦춘 여성들에게서 연속취업의 경향성이 발견되며, 이러한 결과는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후에도 직장에서 경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결혼을 늦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1990년대 이후 여성들은 미혼시기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며, 결혼을 미룸으로써 미혼시기를 연장하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지속시키려고 노력한다. 이는 이전에 여성들이 가정과 직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수퍼우먼’이 되고자 했다면, 1990년대 이후 여성들은 가사일과 직장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경력을 유지하기 위해 차라리 결혼을 미루고 아이를 낳지 않는 ‘꾀순이’로 변화하였음을 의미한다.

  이렇듯 1990년대 이후 고학력 여성들의 경력연속 경향은 여성 자신의 가치관 및 취업에 대한 태도가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 여성의 경력연속성 경향은 여성의 노동시장에서의 위치라는 사회구조적인 맥락과도 연관되어 있다. 본 논문에서는 여성의 경력유형을 ‘연속취업형’, ‘결혼?출산 후 중단형’, ‘중단후 재취업형’, ‘출산후 취업형’으로 구분하여, 각 경력유형별로 상이하게 나타나는 노동시장의 위치를 비교분석 하였다. 분석결과 여성의 노동시장에서의 위치 - 직업, 고용형태, 시간근로형태, 직장형태, 직장규모, 종사상지위 등 - 는 여성의 경력연속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이 확인되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취업환경을 제공하는 노동시장의 위치, 즉 전문직, 전일제, 정부기업, 정규직인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 후에도 연속적으로 경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속취업형’ 여성들의 경력유지가 가능한 이유는 자신들의 가족과 직장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결혼과 출산 후에도 노동시장에 남기를 원했기 때문이며,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위치한 노동시장에서 연속취업이 가능하도록 안정적인 노동조건들을 제공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 노동시장 내부는 여성이 결혼과 출산 후에도 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노동시장의 위치와 그렇지 못한 위치로 분절화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