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4월 03일 09시 24분
정치참여의 영향요인은 다양하며 매우 복합적이다. 그 중 일반신뢰와 정부신뢰는 각각 상이한 맥락에서 시민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정부신뢰는 외적 정치효능감을 대변하는 가치로 나타나는 반면, 일반신뢰는 사회적 행위자들 간의 거래비용을 감소시키는 사회적 자본의 하나로서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가치로 간주된다. 일반신뢰와 정부신뢰가 정치참여에 미치는 영향은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지만 그 영향력이 사회적 집단의 속성에 따라 달라지는지 여부는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특히 세대적 특성과 신뢰가 상호작용할 때 정치참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는 해방 이후 약 40년 동안 한국전쟁에서부터 압축성장, 민주화, 정보화에 이르는 급격한 사회변동을 거쳐왔기 때문에 세대별 특성이 뚜렷하게 부각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인구학적 특성과 사회역사적 경험에 근거하여 1945년부터 1994년까지의 출생자를 다섯 개 코호트로 분류해 해방둥이, 베이비붐, X, 디지털 1.0, 디지털 2.0세대로 칭하였다. 그리고 2014년 한국종합사회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다섯 세대가 다양한 정치활동에 참여할 확률과 그 관계에서 신뢰의 조절효과를 경험적으로 연구하였다.
분석결과 첫째, 대체적으로 비제도적 정치활동에서 X세대, 디지털 1.0세대와 2.0세대의 참여확률이 해방둥이 세대보다 높은 반면 투표 참여확률은 해방둥이 세대가 이들 세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둘째, 베이비붐 세대는 비제도적 정치 활동에서 정부신뢰의 조절효과가 해방둥이 세대와 비교하여 최소 10% 유의수준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셋째, 해방둥이 세대와 디지털 1.0세대는 정부신뢰가 높을 경우 청원서 서명 활동에 긍정적인 참여의사를 가질 확률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일반신뢰가 높을 경우에는 해방둥이 세대에서 참여가 감소하는 반면 디지털 1.0세대에서는 참여가 촉진되어 신뢰 유형에 따른 세대별 참여 양상의 차이가 도드라졌다. 넷째, 정부기관인사 접촉 활동에서 해방둥이 세대는 정부신뢰가 높을수록 실질적 참여 확률이 감소한 반면 나머지 세대에서는 참여 확률이 변화하지 않거나 상승하였다. 종합해보면 주로 투표, 서명, 정부기관인사 접촉과 같이 기대효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참여비용이 적은 참여에서
일반신뢰와 정부신뢰의 조절효과가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본 연구는 정치사회적 집단으로서 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연구결과에 근거해 세대별 정치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시민과 정책결정기관 간에 높은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결론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