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논문은 맑스주의 이론에 근거하여 무신론적 반종교정책을 실시하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하나의 종교집단으로서 개신교 삼자교회의 발전과 특성에 대해 연구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먼저 유물론적 맑스주의와 유신론적 기독교와의 관계가 역사적인 사회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실현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전통적 맑스주의 종교이론에서 사회주의 체제와 종교는 일반적으로 서로 모순되며 상호 공존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졌기에, 소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은 혁명 이후 종교집단을 맹렬히 공격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국가와 교회집단간의 정치적 협약 속에 사회주의 건설과정 초기부터 공인된 삼자교회가 존재하면서, 중국 사회주의 체제를 적극 수용하고 애국적 종교집단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발전해갔다. 따라서 본 논문은 기존의 사회주의 국가와는 다른 중국 국가와 교회 관계의 특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은 곧 삼자교회의 존재와 발전, 그리고 그 정치사회적 특성에 대한 연구로 나아가게 되었다. 

이 같은 연구를 위해 본 논문에서 제기했던 질문은, 1) 1949년 혁명 이후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 전략 및 정치노선은 무엇이었고, 그 가운데 공산당의 종교정책은 어떻게 나타났는가, 2) 기본적으로 맑스주의적 관점에 근거하여 종교억압적 정책을 시도하는 중국 국가 및 종교정책이 삼자교회의 발전과 특성을 어떻게 규정하였는가, 3) 이 과정에서 서구 제국주의의 힘을 빌어 들어온 외래 종교이자 소수 종교였던 중국 기독교의 역사적 특성이 삼자교회 발전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 4) 또한 혁명 전후로 중국 기독교 교회의 내부적 이데올로기 지형과 삼자운동을 이끌었던 진보적 지도자들의 종교사상이 삼자교회 발전에 어떤 작용을 하였는가 이다. 

본 연구를 위해서 먼저 한 사회의 변동은 그 내재적 요인들의 관계에 의해서 전개된다는 "내재적 변동"을 문제인식의 전제로 삼았다. 이러한 인식방법은 특히 한 사회의 독특한 변동을 규명하는데 그 자체의 역사성을 인정한다. 따라서 중국 삼자교회의 발전과 특성에 대한 분석은 사회주의 건설과정에서 중국 자체의 역사성을 인정하고 그 사회적 맥락에 놓인 교회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사회구성체의 여러 심급과 요소들간의 관계를 역동적으로 인식하기 위해 "결합(articulation)" 개념을 중심에 놓고 있다. 즉 사회구성체의 여러 가지 심급들은 서로 계급투쟁의 상이한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결합되어 가는데, 이러한 결합 속에서 모순들이 변증법적으로 통합되어 제반 생산양식들의 구조적 특성이 전이되고 발전된다는 인식이다. 중국에서 이와 같은 이론적 인식은 "동일성과 투쟁성의 변증법적 결합"이라는 모택동의 모순론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하여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 전략 및 정치적 노선은 ''통일전선전술''로 집약된다. 

중국 국가의 종교정책은 이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사회주의와 종교는 근본적으로 모순적이며 상호 배척하는 것이지만, 국가 부흥을 위한 광범위한 인민연합의 차원에서 종교집단도 국가와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통일전선전술에 따라 정교분리와 종교자유정책을 실시하면서 교회가 공식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을 허락하였다. 그리고 교회에게는 사회주의 체제를 수용하여 중공의 정치적 노선에 순응하고, 사회주의 건설과정에 다른 인민과 함께 동참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결합"적 구조는 한편으론 통일전선 하에서 종교집단을 국가와 결합하도록 끌어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반종교선전을 통해 종교지형을 장기적으로 축소시키고 유물론과 사회주의 정치학습을 통해 결국에는 종교를 소멸시키고자 하는 대(對)종교투쟁을 강화하는 종교정책을 실시하는 양면성을 가진다. 따라서 이러한 종교정책은 그 내부에 근본적인 갈등을 내포하고 있으며